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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골 목사님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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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동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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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강원도 정중앙에 위치한 지역의 한 산골 마을 교회에 부임한 지 1년이 채 안된 목사이다. 약 1년 전 새로 부임할 교회를 찾아가는데 강원도에 들어서서 구불구불한 산 길을 한참을 지나도 마을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마을이 나왔는데 황량한 벌판에 경찰서가 보이고, 한참을 지나니 소방서가 보였다. 집들은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다. 필자는 거기에서 산 쪽으로 더 들어가야 했다. 다시 산길로 들어가는데 '이제는 교회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약 30분을 더 들어가서 겨우 나오는 곳이 필자의 목회지였다.
목회지로 이사오는데 여러 목사님들이 먼저 전화해주시고, 찾아와주시고, 따뜻하게 반겨주셨다. 다른 지방과는 달리 이 지방 목사님들은 서로 똘똘 뭉치고 서로 아껴주는 것이 느껴졌다.
지방 목사님들과 교제하다 보면 이 시골의 한 교회에서 25년 혹은 30년을 목회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분들이 한결같이 말씀하시는 것이, 대학다닐 때는 목회의 길이 자기 길이 아닌 것 같아 방황하고 갈등하여 다른 진로로 가려고 하다가, 어떤 계기로 마음을 잡고 목회를 시작한 곳이 이 강원도 산골짜기였다는 것이다.
이 곳이 평온한 곳 같지만 시골 특유의 곤조가 있어 쉽지 않은 곳이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이 목사님들은 목회하면서도 "내가 계속 목회할 수 있을까? 내 목회 생명은 짧을 것 같다. 금방 끝날 것 같다.." 라고 생각하며 버텨온 세월이 벌써 수십년을 지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성도도 좀 늘고 예배당 건축도 하셨기에, 필자는 그 드러난 결과만 보고 "목사님, 목회를 엄청 잘하시네요!" 이렇게 말씀드렸지만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시며 그간의 힘들었던 속사정을 조용조용히 이야기하셨다. 그 얘기를 들으며 필자는 고린도전서 3장에 나오는, 주님 앞에 다이아몬드 같이 남게 될 공력이 이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발뒤꿈치도 못따라갈 분들이 여기 다 모여있는 것 같았다. 목사님들 뿐아니라 사모님들도 너무 존경스럽다. 이곳은 필자가 목회하러 왔지만 사실은 목회 받으러 온 곳 같다. 이곳은 필자의 교만이 꺾여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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