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불승인 '변선환 행사' 또 못 막았다… 학교 미온적 대응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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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대, 불승인 '변선환 행사' 또 못 막았다… 학교 미온적 대응 도마에
9월 이어 10월에도 미승인 행사 교내 개최… 학교, 이번엔 공문·철수 요청했지만 결국 못 막아
반대 학생들에 "대응은 학교가 직접" 약속… 반대 측은 다시 현장서 기도회로 맞서
학교 측 "정문 통제하고 철수 요청했다"… 추가 조치 여부는 "확인 중"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유경동, 이하 감신대)가 불승인한 고(故) 변선환 전 학장 관련 학생 세미나가 27일 교내 야외 공간에서 열렸다. 지난 9월 17일에 이어 두 번째로, 학교가 승인하지 않은 변선환 관련 행사가 교내에서 진행된 것이다.
학교는 이번에 불승인 공문을 보내고 현장에서 철수를 요청했지만 행사 개최를 막지 못했다. 행사에 반대하는 동문과 재학생들은 행사장 옆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학교가 반대 학생들에게 "모든 대응과 조정은 학교에서 직접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반대 측 학생과 동문들 사이에서는 학교 당국의 미온적 대응이 갈등을 되풀이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 현장
「변선환 알아보기」 학술세미나는 27일 저녁 7시 서울 냉천동 감신대 신석구목사기념관 앞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음향기기를 설치해 행사를 진행했고, 발제는 홍승표 목사(아펜젤러인우교회 담임)와 박성용 박사(변선환 아카이브 동서신학연구소)가 맡았다.
행사장 옆에서는 반대 측 재학생과 동문, 감리교 목회자들이 약 4시간 동안 찬양과 기도를 이어가며 "예수 외에는 구원이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발제가 이어지는 동안 주최 측과 반대 측이 대립하며 현장에 혼란이 빚어졌다.
행사가 끝난 뒤 반대 측은 박온순 목사(거센파도를이기는모래알연합 대표)가 대표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감독회장과 총회에 변선환 추종 세력을 엄격히 다스리라고 촉구했다. 행사를 강행한 학생과 목회자에 대해서도 교단 법에 따른 치리를 요구했다.
학교 "미승인 단체, 장소 사용 불가"… 당일 현장 조치는
감신대 학생경건처는 21일 행사를 신청한 학생 A씨에게 공문(학생경건-12)을 보내 불승인을 통보했다. 「학생단체 및 학생지도 규정」 제7조에 따라 승인·등록되지 않은 단체는 학술제를 신청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공문은 행사를 강행하면 구성원 간 갈등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며 취소를 요청했다. 미승인 행사를 강행하면 같은 규정 제26조에 따른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도 밝혔다. 학교는 이대위 공문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불승인에는 "혹 있을 수 있는 교단의 조치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SNS 안내 글에서 학내 장소 대관이 막혀 야외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아리 차원의 기획과 학생회 제안도 여러 차례 거절됐다고 적었다.
학교는 같은 날 9월 행사 당시 항의를 벌인 학생 모임 '바이블모스'에도 공문(학생경건-11)을 보냈다. 물리적 방법으로 타인의 의사표현을 저지하거나 맞불 집회로 갈등을 키우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며, 이 역시 같은 규정 제26조에 따른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응과 조정은 학교에서 직접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9월 17일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서를 28일까지 제출하라는 요구도 담겼다.
학교 측은 당일 현장 대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감신대 총무처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문으로 못 올라오게끔 사전에 미리 이야기를 했었다"며 정문 출입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음향 장비는 주차장 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비 설치 이후 장비 업체 대표에게 철수를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일 현장에는 학생경건처 담당 부장과 총무처장, 직원 등이 나갔다고 했다.
철수 요청 이후 경찰 신고 등 추가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화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서면 질의를 요청했다. 학교는 당일 경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사는 예정대로 열렸고, 반대 측은 행사장 옆에서 기도회를 열며 맞섰다. 반대 측 학생과 동문들은 학교의 대응이 미온적이어서 오히려 갈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불승인과 취소 요청을 공문으로 통보하고도 행사 개최를 막지 못한 만큼, 대응이 적절했는지 학교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위, 출교 판결문 근거로 이사회에 "각별한 유의" 요청
이대위(위원장 우광성 감독)는 14일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이사회에 「감리회 '출교 판결문'에 따른 주의 요청안내」 공문(발신번호 2026-10)을 보냈다. 이사장과 이사들을 참조로 한 이 공문에서 이대위는 9월 17일 감신대 학술행사 관련 물리적 충돌 보도를 접하고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공문은 교단이 1991년 10월 30일 제19회 특별총회 결의와 이단사상 관련 고소 사건에 따라 변 목사·교수의 "비기독교적 주장"에 대한 재판을 서울연회에 권고했고, 서울연회가 1992년 5월 7일 출교를 선고한 경위를 설명했다.
이대위는 판결문 6항의 "이후 계속 피고와 이 같은 주장에 동조, 지지, 옹호 및 선전하려는 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내에서 동일한 범법자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이사회에 유의를 요청했다. 다만 공문은 구체적인 조치 내용이나 절차는 밝히지 않았다.
주최 측 "맹목적 찬반 아닌 맥락 살피는 자리"… 반대 입장 발제자는 없어
주최 측은 행사를 맹목적 찬반을 주도하려는 자리가 아니라고 소개했다. 변선환이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재판을 어떤 역사적·신학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지 살피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사전에 공개된 포스터에는 발제가 다음과 같이 예고됐다(직함은 포스터 표기).
- 홍승표 박사(아펜젤러인우교회 담임): 「1992년 기독교대한감리회 종교재판에 대한 역사신학적 재조명」
- 최대광 박사: 「변선환을 위하여: 토착화와 다원주의의 신학적 바탕」
- 제자 증언: 「올꾼이 선생님 변선환과 종교재판」
실제 발제자는 사전 예고와 달랐다. 현장에서 홍 목사는 1992년 재판의 부당성을 부각했고, 박 박사는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를 '종교해방주의'로 설명했다. 변 전 학장의 종교다원주의를 비판적 입장에서 다루는 발제자는 없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동문은 "교단에서 이단으로 판정해 출교한 이의 사상을 추종하는 내용의 발제로 채워진 행사를 꼭 교단 신학교에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판적 입장에서 연구할 수는 있지만 발제자나 발제 내용이 추종자와 추종하는 내용"이라며 "교단 신학교에 걸맞은 학술행사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발제 내용이 이대위 공문이 언급한 "동조, 지지, 옹호 및 선전"에 해당하는지는 교단의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정관 제1조는 법인이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설립한 기관으로, 교역자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 제5조는 이 조항을 개정할 수 없도록 묶어 두었다. 교단이 "비기독교적 주장"으로 판단해 출교한 인물의 사상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행사를, 학술행사라는 이유로 교단 신학교 안에서 열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바른감리교회협의회 "찬반 공개토론 하자"… "찬성 측 발제자 거절"
바른감리교회협의회(회장 문병하 목사)는 행사 전날인 26일 「변선환의 신학으로 인한 다툼을 중지하기를 권하며」라는 글을 내고,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행사를 멈추고 신학적 논의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9월 17일 행사 무산 이후 토론회를 준비하며 반대 입장에 임성모 박사, 찬성 입장에 이정배 박사의 발제를 요청했으나 이 박사가 거절했다. 협의회는 양측이 신학자 한 명씩을 추천해 두 달간 연구한 뒤, 교역자·평신도·교회 밖 사람까지 참여하는 공개 세미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 박사는 발제 요청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본지는 이 박사의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9월 충돌 이후 두 번째… 학교 후속 조치 주목
이번 행사는 9월 17일 무산된 변선환 관련 학술행사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추진됐다. 당시 감신대 열림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信연구소·변선환 아카이브 주최 학술행사 역시 학교의 승인을 받지 않은 행사였다. 그러나 학교의 별도 현장 조치는 없었고, 바이블모스 소속으로 알려진 학생들이 단상 앞에서 직접 항의하면서 발표를 시작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한 명이 넘어져 구급차가 출동했으나,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9월에는 학교의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이 직접 막아서다 충돌이 빚어졌고, 10월에는 학교가 조치에 나섰지만 행사를 막지 못한 채 반대 기도회가 이어졌다. 두 차례 모두 학교의 결정이 현장에서 집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같은 문제가 되풀이된 셈이다.
이후 감신대 제27대 총동문회(회장 이광섭 목사)는 학생들의 행동을 물리적 저지로 규정하는 입장문을 냈다. 감리교회바로세우기연대 등 5개 단체는 9월 24일 이를 반박하며 학생들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감신대에서는 올해 퀴어신학 서적 비치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강의 내용 등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학교가 미승인 행사 강행 시 예고한 규정 제26조에 따른 조치를 실제로 취할지가 우선 쟁점이다. 이대위의 주의 요청 공문을 받은 학교법인 이사회가 어떻게 응답할지, 이대위가 판결문에 근거해 어떤 후속 조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두 차례 행사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 만큼 학교와 이사회, 교단 이대위의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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