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대한민국 기초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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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희박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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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6일은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두 방향에서 동시에 무너진 날이다. 국회에서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통과되어 국가 행정의 틀이 흔들렸고, 같은 시각 대전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국 공공기관의 주요 전산망이 마비되었다. 행정의 뼈대와 정보의 뇌가 같은 날 동시에 타격을 입었다.
그날 국회에서 통과된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단순한 행정개편이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 구조를 새로 짜고 국가 시스템의 균형을 뒤집는 정치적 시도였다. 특히 검찰청 폐지는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분리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검찰 기능을 해체하고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검찰청을 없애고 대신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한다는 조항은 사실상 권력의 재편을 의미했다. 이 법은 내년 10월 2일 시행될 예정인데, 그날이 사법 정의의 종말이 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는 조항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이진숙 위원장을 배제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바꾸는 조항은 성 역할과 가정의 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이다. 검찰을 해체하고, 언론의 통제 구조를 손보고, 가족의 개념까지 재정의하는 이 법안은 결과적으로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내용이다. 국민의 동의나 숙의 없이, 정권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한날한시에 이런 법이 통과되었다는 사실은 크나큰 충격이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은 대한민국의 주요 행정데이터가 집적된 ‘국가의 두뇌’이다. 이 불로 인해 정부24, 온나라 문서시스템, 국민신문고, 교육행정시스템(NEIS), 지적정보망, 물류 행정망 등 수십 개의 국가 전산시스템이 마비되었다. 공무원들은 내부망에 접속할 수 없게 되었고, 결재 문서가 열리지 않으며, 행정 간 연계 기능이 완전히 끊어졌다.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을 발급하지 못하게 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분증 인증조차 불가능했다. 한마디로 국가 행정의 심장이 멎은 것이다.
비록 데이터를 복구 중이라지만, 내부에서는 75만 명에 이르는 공무원 인사 데이터나 보안기록 일부가 소실되었다고 전해진다. 디지털 시대의 국정은 데이터 위에서 굴러가는데 서버가 타면 행정이 멈추고 국가의 기억이 사라진다. 그런데 바로 그 핵심 기관이 불타버린 것이다.
이 화재로 인해 출입국 관리 시스템 일부도 장애를 일으켰다. 법무부는 전자입국신고서의 주소 입력 기능을 중단했고, 중국인 무비자 입국자들의 신원 정보가 불가능해서 입국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심지어 “신분증 복사본만으로 입국이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국민의 불안은 커졌다. 시스템이 불타고 데이터가 사라지면 국가가 수십년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간다.

이 모든 일이 같은 날에 일어났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한쪽에서는 법과 제도를 통해 국가의 구조를 해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화마가 국가의 정보 체계를 불태웠는데 일각에서는 국가정보자원이 스스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해서 이 화재의 자작극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제도의 붕괴와 시스템의 마비, 이 두 사건은 서로 다른 듯하지만 사실상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성경은 “공의는 나라를 영화롭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한다”(잠언 14:34)라고 말한다. 나라를 세우는 것은 법과 제도가 아니라 의와 진리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국가의 시스템이 도덕적 기초를 잃고 있음을 본다. 법을 바꾸는 자들은 권력을 위해 원칙을 버리고, 시스템을 지키는 자들은 경계심을 잃었다. 그 결과 국가는 기술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동시에 붕괴의 길을 걷고 있다.

하나님은 교회가 잘못할 때 잘못하는 사람만 핀셋으로 골라내지 않으신다. 성경과 교회사를 보면 하나님은 교회가 스스로 거룩을 회복하지 못할 때, 그 교회를 징계하시려고 그 나라를 심판하신 사례가 많다. 지금 대한민국에 이런 위기가 온 것은 표면적으로는 악한 정치인들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성경적 가치를 버리고 세속주의로 전락한 교회가 더 큰 문제다. 그리고 그 교회의 중심에는 말씀을 바르게 선포해야 할 목사들의 책임이 있다.
바른 교회의 세 가지 표지는 바른 말씀 선포, 정당한 성례 시행, 신실한 권징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에서는 권징이 사라진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다. 권징을 하려면 권징을 받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날 한국교회는 권징의 분위기만 만들어져도 벌써 다른 교회로 떠나버리니 어찌 바른 교회가 설 수 있겠는가.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일에 책임이 크다. 한국교회여, 목사들이여, 신자들이여, 이제 심각성을 깨닫고 베옷을 입고 재에 앉아 회개하자. 그리고 마음과 삶을 바꾸자. 하나님 앞에서 교회가 바로 설 때 나라가 회복될 수 있다. 9월 26일은 단순히 국가 시스템이 망가진 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회개를 촉구하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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